[최석원 칼럼] 홈플러스의 교훈...혁신의 부재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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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홈플러스의 교훈...혁신의 부재가 문제다
  • 최석원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03.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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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이코노미스트]대형 할인마트 전성기를 이끌었던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한때 국내 유통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던 기업이지만,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선도는 커녕 적절하게 대응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2000년대 초 삼성그룹에서의 분리와 영국 테스코에의 매각을 경험하는 가운데서도 월마트, 카르푸 등 외국계 유통업체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엄중한 환경에서 업계 2위를 유지한 할인마트 업계의 강자였다.

하지만,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가에 인수한 이후 스포츠 사이트 실패와 매출 부진이 겹치며 결국 차입금 상환이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결국 인수 이후 10년간 스포츠 사이트 실질적 주인이었던 MBK의 경영 전략과 시장 트렌드 변화의 복합적인 결과로 볼 수 있다. MBK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홈플러스를 인수했지만,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계 기업과 투자자, 노동자들까지 영향을 받게 됐는데, 이에 따라 MBK의 최대주주는 사재 출연 의사까지 밝힌 상태다.

스포츠 사이트 실패 원인

그렇다면 어떤 점이 실패 요인이었을까? 일단 MBK는 홈플러스 경영에서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지적받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의 개화와 이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투자,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혁신에 실패했다는 얘기다.

특히 기존 점포를 부동산 자산으로 활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이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신규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과 배당에 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으로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투자 부족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경쟁이 심화되는 한국 유통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결국 홈플러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사례를 개별 기업, 개별 사모펀드의 경영 실패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작년부터 수면에 떠오른 티몬의 재무 상황 악화,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진 국내 유통 시장의 변화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급격하게 이뤄져 왔고, 변화를 선도하거나 빠르게 대응한 기업들은 성장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쇼핑의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며 위기를 맞고 있는데,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의 주가는 2005~2015년 사이 기록했던 고점 대비 70~85% 하락한 상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금력과 시장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무너진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제는 온라인 쇼핑 업계 역시 구조조정의 흐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티몬은 어려움에 처했고, 신세계가 인수한 G마켓과 아마존과 협력 중인 11번가 등도 과거만큼의 위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닌데,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시어스가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에서 밀려 2018년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2020년에는 100년 역사의 백화점 니만 마커스도 같은 길을 걸었다. 월마트와 같이 온라인 사업 강화와 물류 혁신으로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기업도 있으나, 관행 등을 이유로 대응이 늦었던 많은 유통업체들이 역사나 존재감과 관계 없이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은 결국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소비 트렌드 변화, 즉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려는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기업들의 공통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시장을 선도하거나 신속히 따라가지 못한 기업들은 매출 감소와 차입금 부담 증가를 겪으며 점차 경쟁력을 잃고, 결국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유통 기업이 생존하려면 변화 속에서도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해 트렌드를 만들거나, 선도 기업들을 빠르게 추격하는 둘 중 하나에서 성공해야 하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 사이트자들에게 주는 시사점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홈플러스에 투자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대부분 전문 투자자들이었지만, 이들의 전문적인 분석, 예상과 달리 10년 만에 투자 대상 기업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 채권 형태로 투자한 기관들은 비교적 안전한 위치에 있지만, 지분 투자자들은 더 큰 리스크에 직면했다. 전문적인 투자자들이 하더라도 산업의 거대한 흐름을 읽는 것이 투자 성공의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 관련 법인과 개인에 판매된 채권 규모는 약 5400억 원이며, 이 중 개인 투자자의 보유분은 2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한 1조 원대 리츠 및 부동산 펀드에도 개인 투자자 자금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완전한 손실 가능성은 낮지만, 상당 규모의 개인 자금이 원금 손실이나 기대 수익 미달, 현금화 지연 등의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높은 금리에 현혹되어 산업 트렌드의 변화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 보다 개별 기업의 현재 상황과 함께 산업, 나아가 소비 트렌드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물론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도입한다면 회생할 수도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면서 다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경우에는 회생 절차에 따른 금융적 지원 가능성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게다가 지금 글로벌 유통업계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 경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아직 완전한 승자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어떤 업체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필요하며, 이를 감안할 때 이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들과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유통업체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서비스업 전반에도 해당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많은 경영진들이 선택하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겉치레식 투자, 유행을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투자를 피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실제로 해 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스포츠 사이트에 대한 우려와 기대는 여전히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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