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원 이코노미스트]미국 기술주 거품이 무너지고 있다. 2월 하순부터 시작된 미국 기술주 급락이 3월 들어서도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테슬라나 엔디비아의 주가는 고점 대비 각각 54%, 29% 떨어졌고, 구글 알파벳 주가 역시 20% 내렸다. 확고한 제품 경쟁력과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았지만, 그래도 각각 12%, 18%대 하락해 기술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하락 폭에 비해 나스닥 지수 하락 폭은 13%로 상대적으로 작아 거품 붕괴라고 단정짓기 어렵지만, 적어도 대형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고 있다는 표현은 크게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우려
주식시장에서 거품이 붕괴되는 정확한 이유를 모두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거품 붕괴는 높은 가격 하에서 나타난다. 즉,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이나 가까운 시일 내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대비 기업의 시가 총액이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비싼 경우에 거품이 붕괴된다는 얘기다. 이번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었다고 판단된다.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엔디비아나 미국 대선 이후 정치적 수혜주의 대표 격이었던 테슬라의 경우 주가수익비율이 작년말 각각 50배, 100배를 넘어 미래의 이익 증가를 앞당겨 반영해 왔다. 매그니피센트 7에 포함된 다른 종목들의 주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도 상대적으로 고평가 정도가 작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서는 가격 이외에 분명한 계기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불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그리고 훨씬 더 노골적인 의도를 드러내며 관세 전쟁은 물론 전방위적인 무역 전쟁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각종 정책을 진행하고 있고, 각국 정부와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각국의 대응이 본격화되면서, 이제 글로벌 교역의 위축과 경기 침체, 나아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 중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각종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다시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일시적인 과도기가 있을 수 있다는 답을 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정책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얘기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기의 침체를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과 글로벌 교역 위축, 그리고 그 결과로서 나타날 수 있는 미국 물가 상승과 경제 침체가 현실화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표적으로 연준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7일 뉴욕에서 열린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서 불확실성 수준이 높아졌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고, 노동 시장과 물가 모두 장기 목표에 가까워졌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작년 하반기 빠른 성장으로 1분기 성장은 부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2분기 들어 다시 반등할 것이라 전망하는 기관들도 많다. 글로벌 교역이 타격을 받더라도 실시간 토토 대형 기술 기업들의 강력한 경쟁력을 감안할 때 해당 기업들의 장기적 성장을 유효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그렇지만 일단 거품이 붕괴되고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증시가 빠르게 상승 반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과거 거품 붕괴 사례를 보더라도, 거품이 꺼진 후 증시가 단기간에 저점을 형성하고 급반등하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2000년대 닷컴 버블 붕괴 당시 나스닥 지수는 최고점에서 78% 하락하는 데 2년이 걸렸고, 이후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하기까지는 추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더 소요됐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증시 하락 기간은 1년 반에 달했고, 금융위기 전 고점을 상향 돌파할 때까지는 거의 5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사안의 심각성, 버블의 크기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과거의 기간 사례가 똑같이 반복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어쨌든 하락과 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증시 부양을 위한 정책 당국의 대응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코로나19 당시처럼 유동성을 풀고 증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빠른 속도의 회복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러한 대응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으로 단기 경기 침체가 나타나는 것을 감수할 것으로 예고했고,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 기본적으로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오히려 금리 인하를 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의미한다.
또한 실제로 경기 침체 위험이 발생해도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초래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책 당국이 대응에 나서려면 증시 하락 폭이 지금보다는 더 커야 할 것임을 의미한다.

방어적 투자전략이 바람직
그렇다면 투자자로서는 대응해야 한다. 일단 미국 대형 기술주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전략적인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기술주 시장은 불확실성이 높아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정책 변화와 경기 흐름을 신중히 지켜보면서, 현금을 일부 보유하거나 방어적인 자산, 예를 들어 채권과 예금 등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러한 시기에 기술주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밸류에이션 재조정인 경우가 많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더라도, 실제로는 고평가 주식의 하락 폭이 클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기술주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기술주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이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중요해진 시기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자율주행 기술 등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이며,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러한 분야에서 여전히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이번 위기가 지나고 경제와 증시가 모두 회복될 때 다시 큰 폭의 가치 증가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과거 거품 붕괴 사례를 보면 의미 있는 단기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다. 공포 가운데에서 매수해야 한다는 교훈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훈련이 충분하지 않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기술적 반등에서 단기 수익을 거두려는 시도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훈련이 전제되지 않은 경우 이러한 단기 매매는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투자는 사람이 갖는 본성을 통제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은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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