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불법승계와 관련한 항소심 재판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지 4년 6개월만이자 1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 이후 1년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유탄을 맞고 뇌물공여로 기소된 것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장장 10여년만에 사실상 모든 형사재판에서 해방됐다. 이번 재판 결과로 이 회장은 그동안 자신을 옭아매던 사법리스크 족쇄를 풀 수 있게 됐다. 비록 검찰의 상고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1심과 2심이 동일한 결론을 내린 상황을 감안할 때, 사실관계가 아닌 법률심을 다루는 대법원 판단이 완전히 달라지는 건 어려워 보인다.

사법리스크라는 핑계는 사라졌다. 그동안 이 회장을 둘러싼 국정농단 사건부터 불법 승계 및 회계 부정 재판까지 사법리스크는 부진한 실적과 미진한 투자 활동의 핑계로 활용돼 왔다. 사법리스크라는 족쇄가 옅어진 만큼 이 회장의 책임경영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사법리스크에 갇힌 지난 10년 간 어느 때보다 어려운 위기에 봉착했다. 그동안 초격차로 유지해오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 1등의 지위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놓친 탓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올라타지 못했다. 그 결과 만년 2위로 여겼던 SK하이닉스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서 추월당했다. 파운드리는 지난해 가동률 하락과 선단 공정에서의 연구개발비 상승 등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의 글로벌 1위 대만업체인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더해 부서별 칸막이 문화와 경직적인 소통 구조로 혁신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위기론 속에 이 회장을 향한 기술 중심, 책임 경영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결단이 아쉬운 대목"이라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조직 개편, 컨트롤타워 재건, 인적 쇄신 등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재무 중심→기술 중심 컨트롤타워 재건해야

초격차로 대변되는 기술 중심 경영을 이끌 구심점이 이 회장이 돼야 한다. 삼성 위기론의 배경으로 구조적 문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국정농단 사태 후인 2017년 2월 해체되면서 각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삼성전자(사업지원 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 TF), 삼성물산(EPC 경쟁력 강화 TF) 등 3개사가 각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계열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과정에서 사업지원 TF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재무 출신인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TF의 입김이 커지면서 과감한 기술투자보다 현상을 유지하는 경영을 지속하면서 카지노 토토이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삼성전자 이사진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이정배 메모리 사업부장 사장 3인의 사내이사에 더해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6명의 사외이사로는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김준성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서울대 공과대학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객원 교수,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조혜경 한성대 AI 응용학과 교수다.

이 중 지난해 신규 선임된 신제윤 사외이사는 제4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삼성전자 최초 '장관급' 관료 출신 사외이사로 이 회장의 '불법승계 의혹' 재판에서 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또 지난해 선임된 조혜경 교수는 한국로봇학회장을 역임한 로봇 전문가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속도를 내고 있는 로봇 사업을 염두한 인사로 보인다. 결국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삼성의 주력 사업 분야 기술 관련 사외이사는 없는 셈이다.

기술과 관련한 위원회가 없는 것도 아쉽다. 카지노 토토 이사회는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 모두 6개 산하 위원회가 있다. 그나마 카지노 토토 경영전반을 아우르면서 기술 경영 현황을 살피는 경영위원회는 전원 사내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6명은 전직관료 2명, 전직 은행임원 1명, 대학교수 2명, 금융전문가 1명이다.

반면 경쟁 업체의 사정은 다르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모두 6명으로 카지노 토토와 같으나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과 석좌교수, 손현철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등 2명의 반도체 전문가가 있다.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의 경우 사외이사는 총 6명인데, 라펠 리프 전 MIT대 총장을 비롯해 5명이 반도체 전문가·석학들로 구성했다. 인텔도 츠재 킹 리우 버클리 공대 학장(메모리·신소재), 안드레아 골드스미스 프린스턴 공대 공학 교수(전기·소프트웨어), 알리사 헨리 전 스퀘어 CEO 등 다수 기술 전문 사외이사가 있다.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 하나

이 회장은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임원이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책임경영을 위해 등기이사로 복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찬희 카지노 토토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지난해 "카지노 토토은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이런 의견에 힘을 보탰다.

등기임원운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재돼 이사회 활동을 하는 임원으로 주요 결정사안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진다. 총수의 등기 임원 선임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긍정적 요소로 인식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처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사법리스크 부담이 커지자 2019년 10월 임기 만료 후 재선임 없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현재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 회장의 복권이 결정되면서 취업제한 등 등기이사 복귀를 가로막던 걸림돌이 사라진 상황이다.

5일 재계의 말을 종합하면 카지노 토토 이사회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 등의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려면 카지노 토토 이사회 일원으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 결정,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하기 위해 이 회장이 카지노 토토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게 여러 면에서 득이라는 분석이다. 카지노 토토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3인 이상 14인 이하 사내·사외 이사로 구성하며 이들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회사 업무의 중요한 사항'을 의결한다. 현재 카지노 토토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6명, 모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아직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일정과 안건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정관에 따르면 정기 주주총회는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소집해야 한다. 재계에선 지난해(2024년 3월20일)와 비슷하게 다음 달 중순이나 말쯤에 열릴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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