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국가기간산업 핵심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적대적 입수합병(M&A) 시도와 관련해 적절한 제도적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국가기간산업 핵심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전략기술 유출, 국가 안보 저해, 지역 경제 위축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재계 안팎에선 한국도 국내 실정에 맞는 실효성 있는 경영권방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사모펀드가 부실 경영기업이나 투명성이 부족한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섬으로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화를 이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지분구조가 취약한 것을 노리고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설 경우에 국가 경제안보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도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시도에 부정적인 시선이 우세하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를 두고 부작용을 우려한다는 응답(51.2%)이 그렇지 않다(23.2%)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시도에 대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규제 강화(45%)가 가장 많았고, 경영권 방어 수단 강화(33.6%)가 뒤를 이었다.

연기금이 기간산업 보호 나서는 주요국

국가기간 산업을 영위하는 개별 기업이 스스로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해야 하는 한국과 달리 주요국은 연기금을 앞세워 국가기간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2016년 미국 기업이 캐나다의 주요 위성 및 우주 기술 기업인 MDA를 인수하려 하자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캐나다의 기술 유출과 안보 위협을 초래할 수 인증 토토 사이트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할 주총에서 적극적인 반대의결권을 행사해 MDA가 미국 기업으로 매각되는 것을 저지했다. 호주 역시 2018년 홍콩 기반 CK인프라스트럭처 그룹(CKI)가 호주의 주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기업 APA그룹을 인수하려 하자 이를 막아섰다. APA그룹은 호주의 모든 본토 주에서 가스 소비와 LNG 수출을 지원하는 주요 기업인 동시에 호주 내 전력망과 관련한 다수의 인프라를 소유하고 인증 토토 사이트. 오스트레일리안수퍼를 비롯해 호주 내 주요 연기금은CKI가 호주 에너지 시장에 과도한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을 우려해 주주총회에서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호주 정부는 APA 그룹 인수가 국익에 반한다고 판단해 거래 거부 판정을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국가 안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일본제철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며 아직 미국 연기금들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시점에서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프랑스는 경제 발전과 전략적 기업 보호를 이유로,일본은 첨단 기술과 경제 안보를 명분 삼아 적극적으로 자국 내 기간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경기대 행정복지사회대학원의 최성호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지난 8일 열린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미 캐나다와 호주, 프랑스, 노르웨이,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연기금이 국가 전략적 이익을 반영한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최근 고려아연 지분율을 7%대에서 3%대로 낮추는 등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국가의 전략적 이익 및 안전보장 등과 관련이 있는 사안에선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국익을 지키는 것이 '공공성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포이즌 필 등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돼야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대상이 되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곳이 다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우도 글로벌 비철금속 1위 기업이다. 오너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는 기업이 좋은 '먹잇감'이다. 사업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주가가 저평가됐거나 지분구조가 취약한 기업을 공격하는 셈이다.

재계에서도 경영권 방어 수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정관에 있는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는 ▲초다수의결제 ▲황금낙하산 ▲이사 자격 제한 ▲시차 임기제 등이 있다. 하지만 초다수의결제는 주주 평등 원칙에 어긋나 상법상 허용되지 않으며 황금낙하산 제도는 대주주와 기존 경영진의 사익 추구를 위한 제도로 비판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차등 의결권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차등 의결권은 주식 종류에 따라 의결권 비율을 다르게 부여하는 제도다. 포이즌필은 기존 주주들에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권리를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중단하도록 하는 경영권 방어 행위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에선 포이즌필과 차등의결권을 모두 도입해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감사(위원) 선임 시 3% 의결권 제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집중투표제 정관 변경 때 3% 의결권 제한 등 오히려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약하는 제도가 더 많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경영권 방어 강화를 주장해오고 있지만 현실화되지 않고 인증 토토 사이트"며 "안정적으로 경영권이 보장돼야 기업도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인증 토토 사이트"고 볼멘 소리를 냈다.

최성호 경기대 행정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부가적 규제, 경제안보의 확보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정책 개입의 제도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고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활용 가능한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수단은

현재 활용 가능한 경영권 방어전략은 크게 사전적 예방대책과 실제로 외부 위협이 있을 때 사용하는 전략으로 나눌 수 인증 토토 사이트.

먼저 사전대책으로 정관개정을 꼽을 수 있다. 정관개정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 않으며 기타의 방어조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행이 간편하다. 또 일단 정관을 변경해 두면 그 내용에 이의 있는 이해관계자가 법적 절차를 통해 무효와하지 않는 한 그 내용은 사실상 효력을 가지므로 외부에서 인수위협이 있을 때 경영진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관변경은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므로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실행이 어렵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주주총회를 통해야 하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또 특이한 내용의 정관은 불필요한 물의를 빚을 수 있으며 회사가 특수한 경영권 보호장치를 준비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관심을 불러 기업인수의 대상이 될 위험도 있다.

대표적인 정관개정 방어 수단으로는 특별다수결의조항을 들 수 인증 토토 사이트. 정관의 변경으로 주총에서 회사의 합병이나 전 자산의 매각 등 중대한 결의사항에 대해 4분의 3등의 결의요건을 강화함으로써 공격자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사회에 시차임기제를 도입해 매년 일부의 이사만 임기가 만료되도록 해 공격자가 주식매집에 성공하더라도 경영권 확보를 지연시키는 방법도 인증 토토 사이트. 임기 중인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선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주총에서 특별결의로 해임하더라도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인증 토토 사이트. 한편 공격자가 경영권 장악을 위해 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경우에 대비해 정관을 변경해 이사의 수와 자격을 제한할 수도 인증 토토 사이트.

과도한 임직원퇴직금 규정도 방어전략으로 활용할 수 인증 토토 사이트. 공격자가 인수대상기업을 접수해 경영진이 비자발적으로 실직할 경우 통상적인 퇴직금 외에 현금이나 스톡옵션 등을 규정 이상으로 지급하거나 남은 임기동안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설정한다. 이런 경영권보호장치는 주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단점이 있으나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외부의 인수제의를 경영자가 회사의 비용으로 무리하게 방어하려는 유인을 줄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인증 토토 사이트.

또 다른 사전대책으로는 회사사업 구조개편과 자본개편이다. 공격자가 탐내는 중요 자산이나 사업부를 매각해 인수유인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핵심사업부문을 아예 개인기업화해 불필요한 기업을 매수하는 자해행위도 인수유인을 없애는 방법 중 하나다. 만약 공격자가 원하는 것이 과도한 내부현금보유라면 특별배당, 대규모 신사업 착수, 타기업 인수로 내부 현금보유를 축소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고려아연의 사례처럼 보유한 현금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할 수도 인증 토토 사이트. 공격자가 공개매수로 제시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해 공격을 저지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도 인증 토토 사이트.

이 밖에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해 대주주 지분 변동을 수시로 점검하고 우호지분을 가진 관계사와 함께 대주주 지분 관리 위원회를 운영해 주가동향을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후적 경영권 방어 대책은 고려아연과 같이 공격자가 기업인수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해 현 경영진을 공격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25조에 의거해 공개매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표시하거나 상도덕이나 기업윤리 차원에서 여론에 호소하는 대외적인 공시효과를 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주주에게 회사의 낙관적 미래전망을 제시하거나 주주의 반감을 조장해 공격자에 협조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도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경영진은 보도자료, 신문, 방송광고 등의 수단을 통해 공격자의 인수시도가 부당하며 회사나 주주, 나아가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여론을 조성해 사회적 비난이 따르도록 유도한다. 이와 함께 공격자가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고발이나 소송을 제기해 방어할 시간을 벌수도 있다.

이 밖에도 '그린메일(Greenmail)' 전략도 인증 토토 사이트. 공격자들이 매집해 보유한 회사의 주식을 프리미엄을 주고 다시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공격자는 해당기업의 주식을 일정기간 취득하거나 경영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불가침협정을 맺게 된다. 이는 회사 비용으로 처리되기에 기타 주주에게 손해를 줄 수 있으므로 그린메일 전략은 적대적 인수시도자의 인수포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프리미엄의 지불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비교해 결정한다.

적절한 방어수단이 없는 경영진은 강제적 인수 대상 기업에 우호적인 세력인 '백기사'에 협력을 요청해 경영권을 보전할 수 인증 토토 사이트.